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이건희 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관
이건희 컬렉션이 주목 받는 이유는,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도 누구나 알 만한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모네, 피카소, 샤갈 등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보게 될지 장담할 수 없죠.
실제로 관람 중에 “이걸 개인이 소장하고 있었다고?” 라며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관람객들이 있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관에서 2023년 2월 26일 까지 전시하며 예약 방법 등 아래의 링크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건희 컬렉션에서 볼 수 있는 모네의 ‘수련’은 국립미술관의 10년치 예산으로도 사지 못하는 금액으로써 감정가가 무려 500억원에 달하는 역대급 명작입니다.
500억원은 현재를 기준으로 한 가치이며 앞으로 몇 배, 몇 십배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트테크의 세계죠.
그야말로 ‘신세계’ 이네요.
주말에 가족과 관람하기 위해서 여러 번 예약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해서 주말은 포기하고, 평일 혼자라도 관람하는 것으로 노선을 바꿔탔습니다.
목요일 예약도 아주 쉬운편은 아니었지만 제가 예약에 성공했으니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처음에는 두 곳 중 한 곳만 선택해서 관람하려고 했으나 서울에서 과천까지, 과천에서 서울까지 ‘아트 셔틀 버스’를 운행하고 있어서 하루에 두 곳 모두 관람 예약을 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이건희 컬렉션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서울, 덕수궁, 과천 3개의 전시관을 모두 관람하고자 하는 관람객의 편의를 위하여 무료로 아트셔틀 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트 셔틀 버스는 월요일 휴관을 제외한 평일에만 운행하며 하루 4회 10시, 12시, 2시, 4시 서울과 과천 전시관에서 각각 출발합니다.
두 곳 간의 거리 소요 시간은 1시간 정도 이며 리무진 버스로써 매우 쾌적합니다.
덕분에 큰 마음 먹고 외출한 날, 편하게 서울과 과천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전시관에서 이중섭 특별전을 관람하고 ‘삼청동 수제비’로 혼밥 식사를 한 후기는 다음의 링크에서 자세히 공유합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테라로사 & 삼청동 수제비 혼밥 후기 바로가기 ]
또한 과천 전시관에서는 아트셔틀 외에, 지하철 4호선 ‘서울대공원역’ 까지만 운행하는 순환셔틀버스도 있는데, 탑승위치가 다릅니다.
미술관 정문에서 나와서 앞을 보고, 우측 방향으로 내려가서 바로 보이는 곳이 ‘아트셔틀버스’ 승.하차 장소이고, 거기서 한 블럭 더 내려가면 ‘미술관 삼거리’에 순환셔틀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관의 순환셔틀버스는 매 시 10분, 30분, 50분으로 20분 간격으로 시간 당 3회 운행합니다.
서울대공원역 4번 출구에서 미술관까지 가는 셔틀 버스 운행시간도 똑같이 20분 가격이며 매 시 40분, 00분, 20분이며 카메라 박물관 앞에 정류장이 있습니다.
참고로, 4번 출구 앞에는 포차 분위기의 식당들이 즐비해 있는데 ‘현금’만 받는다고 써 있어요.
당연히 카드 안되고 계좌이체도 안되고 딱 현금만 받는다네요.
정중히 ‘다른 가게로 가라’고 써 있네요.
이건희 컬렉션의 ‘파리 특별전’은 하루 2번 2시와 3시에 전문 큐레이터의 해설이 있습니다.
MMCA 국립현대미술관 어플에서도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고, 매표소에서 오디오 도슨트를 1000원에 대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온라인 예약 시, 선택사항 없이 잔여 수량이 남아있던 4시에 예약이 되어있었으나 3시에 해설을 듣고 싶어 서울에서 2시 셔틀 버스를 타고 부리나케 과천으로 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현장 예매는 오전에 마감됐다고 하네요.
아쉽지만 어플 도슨트에 의지해봅니다.
의도치 않게 1시간을 번 기분으로 2000원 유료의 ‘백남준 효과’ 전시 관람도 하고 ‘옥상정원’ 구경 그리고 ‘라운지 D’의 야외 테이블에서 커피도 마시며 단풍 구경도 했네요.
‘백남준 효과’ 전시가 생각보다 훌륭해서 뿌듯한 시간이었어요.
과천 전시관에서도 관람 예약한 시간에서 20분이 지나면 QR 자체가 ‘종료’ 됩니다.
오가다보니, 어떤 분이 ‘기념’으로 ‘종이 티켓’을 받고 싶다고 하는 것을 듣고 저도 따라했어요.
전시가 끝난 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하셔서 받았는데 꼭 ‘사용 완료’의 뜻으로 펀칭을 뚫어서 주셨어요.
철저하죠. 굿.
이번 ‘파리 특별전’에는 총 8명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데 모네, 고갱, 피카소, 샤갈 등 저처럼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알 수 있는 세계적인 거장들과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피사로, 모네, 르누아르, 고갱, 피카소, 샤갈, 미로, 달리.
1904년생인 달리만 제외하고는 다들 한 번쯤 교류했을 법하게 한 시대를 살아온 거장들 입니다.
누구로부터 시작된 영향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한 시대에 살면서 서로에게 더 좋은 자극이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그들은 ‘파리’에서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동료로 만나 서로의 성장을 응원해주며 현대미술사를 함께 만들어 갔습니다.
이처럼 이번 ‘파리의 아름다운 순간들’ 특별전에서는 이들의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춰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 구성을 했다는 점이 기대되었던 바 입니다.
기억에 남는 3가지 작품 공유합니다.
1. 폴 고갱 _ 센강 변의 크레인
1875년 작품으로써, 이때의 파리는 전례가 없던 현대적인 대도시로의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에펠탑, 센강변의 다리, 넓은 도로, 공원 등이 모두 이 시기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파리의 젊은 미술가들은 ‘파리의 현대적인 모습’을 ‘새로운 예술의 주제’로 인식하였습니다.
고갱의 이 작품이 당시 파리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 거대한 크레인이 설치된 센강 변의 풍경과 아이의 손을 잡고 강변을 걷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포착한 ‘인상주의풍의 야외 풍경화’ 입니다.
인상주의란 ‘작가가 순간적으로 받은 인상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기법으로써 같은 사물, 같은 풍경일 지라도 아침에 받은 인상과 오후에 받은 인상이 다릅니다.
이것은 빛과 함께 시시각각으로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를 묘사한 것인데 오히려 눈에 보이는 그대로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한 것 입니다.
고갱은 원래 증권 거래소 직원이었는데, 그림 애호가 였던 그는 인상주의 미술을 접한 후 화가가 될 결심을 했습니다.
이때 ‘풍투아즈 곡물시장’으로 유명한 ‘카미유 피사로’에게 깊이 있는 인상주의 그림을 배우며 화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다졌습니다.
피사로는 고갱 뿐만 아니라, 반 고흐, 앙리 마티스, 폴 세잔 같은 미래의 거장들이 화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스승이자 인상주의의 가교 역할을 했던 작가로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2. 클로드 모네_ 수련이 있는 연못
‘인상주의’ 라는 말이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 라는 작품에서 유래했을 만큼 모네는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물과 안개, 눈과 바람 같은 변화가 많은 자연 풍경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이 작품은 특정한 대상을 오랫동안 관찰하면서 시간과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대상의 형태와 색채를 표현한 여러 ‘연작 시리즈’ 중 하나 입니다.
파리 근교에 정착한 모네는 ‘집 정원의 연못과 그 위에 핀 수련’을 대상으로 연작을 그렸는데, 세상을 떠날 때까지 40여년 동안 약 250점을 그렸습니다.
특히 이번 이건희 컬렉션에 전시된 작품은 오직 ‘연못의 수면’ 에만 집중되어 물과 수련, 물에 비친 하늘의 모습만 화폭에 담았습니다.
화폭의 왼쪽에는 수면에 비친 구름이 유유히 흘러가는 듯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기법은, 모네의 ‘백내장’설을 뒷받침해주기도 합니다.
추상미술의 출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써, 현재 감정가가 무려 500억원에 달합니다.
3. 피카소_ 도자기 에디션
피카소가 남프랑스 정착한 후 ‘도자 제작소’를 방문하게 된 것을 계기로, 불을 이용해 제작하는 도자 예술에 매료되었다고 합니다.
흙을 빚어 형태를 만드는 조각적인 속성과, 도기 위에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는 회화적 속성이 결합됐다는 점이 피카소에게는 새로 시도해 볼만한 예술품으로 느껴졌을 것 입니다.
또한 도자기는 판화처럼 같은 형태의 도자기를 여러 점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도자 에디션’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피카소는 미국, 유럽, 일본의 박물관과 개인 수집가들은 그의 작품을 얻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할 만큼 국제적으로 명성과 부를 누렸을 때 입니다.
피카소는 92세까지 산 장수한 예술가 입니다.
그는 70세에도 80세에도 90세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예술을 대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규칙’이 없다며 비난하던 이들도 있었지만 현대의 그는 ‘애플의 Think’가 되었습니다.
이 밖의 피카소의 창작활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애플이 기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 피카소 철학 바로가기 ]
단언컨대 이건희 컬렉션의 하이라이트는 ‘파리 특별전’ 입니다.
파리를 중심으로 얽히고 설킨 그들의 ‘관계’가 현대미술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꼭 한번 직접 느껴보시기를 적극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