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무료 관람 후기

외규장각의 어머니, 박병선 박사님의 추모 11주기 국립중앙박물관

왕실의 도서관인 ‘규장각’의 외부 기관인 ‘외규장각’의 ‘의궤’ 등 왕실의 보물을 무료로 관람한 후기 입니다.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22년 11월 1일 부터 2023년 3월 19일까지 전시되며, 11월 27일 일요일까지 무료 관람 가능합니다.

이번 무료 관람은 故박병선 박사의 추모 11주기를 기리기 위함 입니다.

故박병선 박사는 1950년 서울대학교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는데 ‘여성 유학비자 1호’ 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당시 스승인 이병도 교수께서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약탈한 우리 도서가 많다. 기회가 있다면 찾아보라.” 고 한 말을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박병선 박사는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공부와 고서 찾기를 병행했는데 이후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프랑스 국립 도서관 사서가 됩니다.

[ 병인양요,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 바로가기 ]

그녀는 그곳에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책’인 ‘직지심체요절’과 ‘의궤’를 발견하면서 무려 36년간 오직 ‘외규장각’ 연구에만 몰두하였습니다.

이 일로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해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의 교수직 제의도 거절하고, 결혼도 하지 않고, 건강도 챙기지 않으면서 까지 연구에만 몰두한 결과, 오늘날 제가 편안하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네요.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시대에 ‘서쪽의 얼음 창고’ 였던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은 4호선과 경의중앙선으로 ‘이촌역’에 하차 후 2번 출구 방향인데 ‘박물관 나들길’로써 공항처럼 무빙워크가 설치된 점이 흥미롭습니다.

2번 출구에서 에스컬레이터까지 타고 올라오면 광장이 넓게 펼쳐집니다.

좌측은 투썸플레이스 카페와 피자나 누들 등 스낵 종류를 파는 야미당 식당 그리고 CU 편의점이 한 건물에 나란히 있습니다.

우측에는 ‘거울못’ 이라는 아름다운 호수와 ‘청자정’의 정자가 있어 멋진 배경으로 한 인생사진은 물론, 산책을 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쉬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호수 바로 옆에는 ‘거울못’ 이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는데 룸도 있고 야외 테라스 좌석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보이는 넓직넓직한 계단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으로 가는 길인데 대나무 숲길로 조성해 놓아서 특히 한 여름에 잠시나마 땡볕을 피할 수 있었던 좋은 기억이 있어요.

대나무 숲 길을 지나면 비로소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이 보이는데, 좌측에 보이는 매표소 건물이 ‘서관’에 해당되며 기획전시관 및 어린이박물관과 ‘극장 용’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우측으로 보이는 건물이 상설 전시관이며, 제가 이번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열리는 곳 이기도 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장면은 가운데 벤치용으로 만들어 놓은 계단과 그 너머에 보이는 ‘서울N타워’ 입니다.

남산타워였던 서울N타워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볼 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사실 이 서울N타워는 ‘거울 못’ 에서 봤을 때 가장 조화롭게 보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시관 건축은 산과 물, 곧 남산과 거울못 사이에 있는 안전하고 평온한 ‘성곽’이라는 개념에서 시작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배산임수’ 배치 방식입니다.

저는 ‘무료 관람 기간’에 갔으니 표를 예매해야 하는지, 그냥 들어가는지 알 수 없어서 일단 매표소에 줄을 서려고 했는데 ‘티켓을 구매하지 않고 상설 전시관으로 바로 가라’고 안내 되어있네요.

무료 관람 기간이 아니라면 현장 예매 또는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할 수 있는데 성인 기준 5000원 입니다.

또한 기획 전시 중인 ‘합스부르크’ 전시와 세트 구매를 하면 할인으로 구매가 가능합니다.

몇 년 전 자녀의 역사 공부를 위해 방문했던 적이 있고, 회사에서 직원들의 ‘문화 생활 도모 및 안목 높이기’ 일환으로 ‘인상주의’ 전시를 강제로 관람 하도록 하여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자유 의지대로 관람을 하니, 억지와 강제성 관람때와는 마음가짐 부터 사뭇 다르더라고요.

꼼꼼히 잘 살펴봐야겠다는 마음은 물론, 故박병선 박사님 업적에 대한 ‘그 고귀함’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시관으로 들어가서 쭉 직진하다 보면 좌측 기둥에 ‘외규장각 의궤’ 홍보 안내가 크게 보입니다.

바로 그 기둥 뒤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121 특별 전시실 입니다.

특별 전시실을 들어가면 뭐에 홀린듯이 자연스럽게 우측으로 몸이 향하는데, 기념품 코너이네요.

외규장각 의궤에 관련된 많은 소품을 팔고 있었는데, 커피잔이 너무나 탐 났지만 다소 충동적으로 구매할 정도의 가격은 아닌듯해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기념품을 꼭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으로 둘러보다가 5500원 짜리 ‘마스킹 테이프’를 샀는데, 2개가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1개가 들어있네요.

그것도 너무 적은 양이라 어디에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본격적으로 전시실에 입장 가능한 입구가 정면에 보입니다.

무료 관람 기간이라 그런지, 직원이 놀이동산 처럼 ‘카운팅 기계’를 손에 쥐고 딸깍 딸깍 체크하시네요.

“재 입장은 안되시고요 카메라 플레쉬는 꺼주세요.” 라고 하셨는데, 재 입장 멘트는 무료 관람 기간에는 불필요한 안내 아닌가 생각되네요.

작품 옆에 설명이 적혀 있기도 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어플을 다운받으면 스마트폰에서도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기대했던 설명들은 아니어서 2~3개 듣다가 껐어요.

차라리 ‘작품 해설’을 꼼꼼히 읽어보고 작품을 살펴보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서 좌측으로 보면 박병선 박사님 추모를 기리기 위해 국화 화단을 놓았는데 뭉클하더라고요.

의궤는 꽤 꼼꼼히 잘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림 또한 볼 거리가 많아요.

그림으로 표현된 행사 장면들은 금방이라도 영상으로 보여질 것 같은 생동감도 느껴져서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특히 외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던 보물 중 ‘문효세자가 왕세자 책봉 때 받은 옥인’ 과 ‘단종과 정순왕후의 복위 때 올린 시호 금보’ 등도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외규장각 전시 관람을 다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다시 ‘기념품 가게’가 또 보이네요.

둘러보는데 역시 생각했던 가격보다 딱 2배가 비싼 듯합니다.

그러다가 ‘의궤’ 그림이 그려져 있는 1천원 짜리 노트 등을 발견해서 몇 가지 샀어요.

공책, 자, L자홀더, 부직포 가방.

몇 천원에 기분이 참 좋네요.

그냥 문구용품이 아닌 ‘기념품’으로 의미를 부여했더니 의미가 배가 되네요.

전시관을 들어올 때는 ‘특별 전시실’을 찾느라 보이지 않았던 큰 작품이 한 가운데 있네요.

경천사 십층석탑인데, 고려 충목왕 4년에 만들어진 국보 제86호 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믄 대리석으로 만든 탑인데, 목조 건축 장식을 섬세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인데 손오공 스토리가 나타나 있어요.

3단 기단부에는 ‘당나라 현장법사와 손오공 등이 인도에서 경전을 구해오는 험난한 여정을 중심으로 조각했다고 해요.

작품 설명문에도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기도 하지만, 박물관으로 현장학습 나온 초등학생들이 ‘저기 손오공이 있다’며 알려주더라고요.

경천사탑 뒤편 우측으로는 두레에서 운영하는 ‘경천사탑’ 식당이 있는데, 한식 위주이고 비빔밥이 대표메뉴 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 전시 외에도 구석기시대부터 근대화까지 교육적으로 훌륭한 역사 문화관 조성이 잘 되어 있어서 언제나 초등학생들로 북적입니다.

이 밖에 으뜸홀 카페 및 용카페, 사유 공간 찻집이 있으며 매표소가 있는 좌측 건물 서관 ‘기획 전시실’의 1층에는 세계의 다양한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월드 푸드 뮤지엄인 푸트코트가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기 휴관은 없으며, 1월 1일과 설날, 추석 당일에만 휴관합니다.

유료 기획전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료 관람이며 수요일과 토요일은 10시 부터 21시까지, 그 외의 요일에는 18시까지 관람 가능합니다.

또한 정원인 옥외 전시장은 오전 7시부터 관람 가능하며 그 외 정문 동쪽으로 ‘석조물 정원’ 등의 산책과 휴게 공간이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인근에 있는 ‘용산가족공원’도 빼어난 경관도 자랑하니 박물관 방문과 함께 둘러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