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수제비 혼밥 후기 (feat. 이건희 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삼청동 수제비

이건희 컬렉션이 전시 중인 삼청동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서울전시관에서 12시에 예약된 이중섭 특별전을 관람한 후, 2시에 아트셔틀버스을 타고 과천관으로 가서 ‘파리 특별전’을 관람했어야 했기 때문에 아.점으로 11시에 식사를 해야 했어요.

[ 이건희 컬렉션 서울관 이중섭 특별전 관람후기 바로가기 ]

[ 이건희 컬렉션 과천관 파리 특별전 관람후기 바로가기 ]

국립현대미술관 근처여야 하고, 혼밥이 가능한 식당이어야 했어요.

요즘은 ‘혼밥’을 특성화 시킨 식당들도 많지만 일반 식당에서는 혼밥 가능한지 미리 체크하고 가야 할 경우가 있더라고요.

가격은 2만원 정도로 나름 넉넉히 잡았는데 ‘삼청동 수제비’ 라는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았습니다.

11시 오픈인데 11시에 가면 평일에도 20분 정도 대기가 발생한다고 하여 10시 40분에 갔는데 벌써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광화문역에서 버스를 타고 ‘삼청동 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내렸는데, 길 건너에 바로 식당이 보이네요.

저와 같은 버스에서 내린 십 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호다닥 길을 건너 함께 대기 줄에 합류했죠.

보통 이런식이기 때문에 줄이 한꺼번에 팍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네요.

다행히 10분 전에 자리 안내가 시작되어서 얼마 기다리지 않았죠.

저는 1인이라 고민할 필요도 없이 ‘수제비 1개’를 주문했는데 다른 테이블 주문이 들어가는 소리만 들리고 제 것은 주방에 전달이 안돼요.

제것 주문이 들어간게 맞는지 물었더니, 첫 개시가 1인분일 수는 없어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네. 뭐 그 정도는 이해합니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카운터 직원이 오셔서 제 것 주문 들어갔다고 알려주셔서 안심됐어요.

식당 전체가 손 발이 딱딱 맞게 세심하게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 너무 좋네요.

수제비를 기다리는데 둘, 셋씩 온 다른 테이블은 예상대로 감자전과 동동주 시키더라고요.

옆 테이블에 서빙되는 감자전을 유심히 보니 손바닥만하니 크지 않아요.

수제비 조금 남기면 저 정도는 혼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감자전 하나 추가했어요.

저 말고도 혼자 오신 손님이 둘 더 있었는데, 이후에 그분들도 감자전 하나씩 시키시더라고요.

눈치게임 중이었나 봐요.

사실, 처음부터 수제비와 감자전을 시킬까 여러번 생각했는데 ‘혼밥’으로써의 1개 주문시 반응도 살펴보려 했죠.

혼밥 하는 것 전혀 문제 없는 분위기 입니다.

감자전이 엄청 빨리 나와요.

제가 생각한 감자전과는 약간 달랐어요.

쫀득한 감자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겉이 많이 바삭해요.

안에는 감자가 갈린 결이 그대로 보여요.

삼청동 수제비 집만의 노하우가 있겠죠.

뚝배기째 나오는데, 2인분을 시키면 항아리로 나오네요.

‘삼청동 수제비’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수제비를 처음 먹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 평범해서요.

엄청 기대를 했었나 싶어서 기대를 내려놓고 맛을 봐도 평범했어요.

이 정도는 집에서 저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은 평범한 수제비 맛이었어요.

다분히 주관적인 저의 의견입니다.

주관적인 의견을 하나 더 내자면 미원의 감칠맛도 나는 것 같고.

그런데도 매일 이렇게 줄이 길고 단골도 많고, 남편에게 이 집에 식사를 왔다고 하니 “아~ 거기 맛집이지” 라며 잘 알더라고요.

수제비에 빠질 수 없는 반찬인 김치는 두 가지 종류가 테이블에 비치되어 있고 접시에 덜어 먹어야 해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인데, 보통의 칼국수집에서 ‘포기 김치’ 또는 겉절이 형태로 주시는 것과는 달리 분식집 비주얼의 배추김치라 처음에 좀 당황스러웠어요.

중국산 김치 같았는데, 국산으로 표기 되어있네요.

열무김치가 약간 더 맛나긴 하나 김치 맛도 그냥 저냥 그랬어요.

그 근처에 볼 일이 있더라도 두 번은 방문하지 않을 건데, 하도 유명하니까 언젠가 한번은 방문했을 식당인건 확실해요.

수제비 9,000원과 감자전 11,000원 = 총 2만원의 혼밥 식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11시 30분 정도 되었을 시간인데 대기 줄이 길게 서 있네요.

다시 한번 ‘정말 맛집인가’ 생각했지만 저는 두 번은 안 갈꺼에요.

삼청동 수제비에서 국립현대미술관까지는 도보로 10분 정도 걸었는데 중간 쯤에 또 대기줄이 긴 식당이 있더라고요.

‘홍합밥’으로 유명한 ‘청수정’ 입니다.

여기도 혼밥 가능하다고 하는데, 다음엔 여기 가보고 싶네요.

여기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MMCA, 국립현대미술관 건물이 크게 보여요.

길 건너에는 ‘청와대 만남의 장소’ 인데, 코로나 전 청와대 개방 관람했을 때 이 장소에서 철저하게 신분증 검사하고 셔틀 버스 타고 청와대 안으로 이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지금은 청와대에 대통령이 살고 있지 않으니 청와대 정문에서 예약 확인 문자 등으로 간단히 확인하고 도보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어요.

MMCA의 두 개의 건물 사이에 잔디광장이 보여요.

광장 안쪽에, 두 개의 MMCA 건물과 연결되어 있는 곳이 ‘테라로사 카페’ 입니다.

원래 테라로사 커피를 최애로 좋아했는데, 작년에 우연히 하와이 라이언 커피를 접한 뒤로 두 번째로 밀려났어요.

테라로사 커피만의 향긋하고 구수한 풍미가 일품이에요.

지난달 제주도 여행때 일부러 ‘서귀포 테라로사’를 찾아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감각적으로 꾸며 놓은 실내도 좋았고, 귤 밭 사이에 놓은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신 기억이 특별하네요.

테라로사는 작품을 보는 듯한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유명한데 정작 좌석은 편한지 모르겠네요.

과식으로 더부룩한 속을 달달한 카라멜마끼아또로 소화시키려 했는데 ‘시럽’이 들어가는 것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요.

여러 커피 종류 중에서 뭐를 먹어야 맛있게 먹고 소화가 빠를지 고민하다가 직원께 물어봤어요.

“저는 쓴 맛이 나는 커피는 싫은데 어떤게 좋을까요?”

메뉴에는 없는데, 하우스 블랜드가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그걸로 달라고 했어요.

코스트코에서 파는 그 빨간색 봉지네요.

다행히 먹던거라 그런지, 대표 맛이라 그런지 맛있게 먹고 소화 잘 시켰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그 주변에 방문하실 일이 있다면 테라로사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 한잔 하는 것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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