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타고 춘천으로 레트로 여행가자
아무 계획이 없는 주말인데, 날씨가 너무 좋네요.
그러고 보니 처서도 지났고 가을이 문 앞에 와 있더라고요.
계절감을 잘 느끼고 살아야 치매에 안 걸린다고 해서 열심히 느끼는 중 입니다.
어찌나 바람이 살랑 부는지,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서 일단 외출하기로 했어요.
오전 10시가 넘었던 때라, 이 시간에 나서면 길 막혀서 운전하기 싫다는 남편의 말에 공감이 됐죠.
평소 춘천 가서 닭갈비 먹고 와야지 생각했던 터라, 큰 고민 없이 춘천으로 결정을 하고 출발했어요.
당일 여행이다 보니 따로 짐 챙길 것도 없고 바로 출발했죠.
경춘선을 타러 가기 위해 또 한번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것도 여행이라 생각하니 즐거운 시간이더라고요.
몇 년전에, 친구들과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itx 청춘열차를 타고 춘천에 놀러갔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경춘선 전철을 타고 춘천까지 간 것은 처음이라 또 다른 기분이 들더라고요.
더 재밌는 느낌?
[ 경춘선 및 itx 청춘열차 요금 및 이용방법 바로가기 ]
춘천역이 아닌, 남춘천역에서 내려, 찐 맛집 ‘남춘천 닭갈비’와 후식 커피를 마신 후 ‘나무향기 한증막’에서 쉬다가 저녁에 ‘야시장’을 찾아나섰어요.
나서기 전에 검색을 했는데 예전에 있던 남춘천역 앞 ‘풍물 야시장’은 이제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춘천에서 유일하게 ‘번개시장’에서만 야시장이 운영하고 있어요.
번개시장은 원래 새벽시간에 번개같이 잠깐만 열리던 시장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5시 부터 야시장 오픈인데 인데 7시 부터 약간 어둑어둑해지고 조명이 밝아지면서 야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요.
작은 공연으로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기분도 좋아졌죠.
요즘 레트로가 대세인데, 찐 레트로가 여기 있네요!
늦게까지 놀고 싶었는데 집에 가려면 8시에는 가야겠더라고요.
그때부터 하이라이트가 시작인데.
서울에서 열리던 야시장에는 대부분 젊은 청년들이 주를 이룬 푸드트럭 이었는데, 춘천번개야시장은 기존 시장 상인분들께서 야시장을 위해서 추가로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 형식이에요.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음식이 맛나고 합리적인 가격이었다고 생각이 돼요.
시골 시장의 상인분들이라서 약간의 투박함은 있었지만 친절하시고 더 친절하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젊은 사장님들도, 젊은 손님들도 많이 보이시더라고요.
점심에도 닭갈비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또 먹고싶어서 번개야시장에서도 술 안주로 또 닭갈비를 사먹었어요.
메밀전도 먹고, 번데기도 먹고.
소주도 먹고, 생맥주도 먹고.
야외에서 먹는 생맥!
나중에 오뎅이랑 새우탕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배도 부르고 시간도 없어서 아쉬웠죠.
조만간 축제가 많은 9월에 한번 더 다녀오려고 계획 중이에요.
야시장에서 나와서 걸어서 소양강댐 스카이워크까지 가기로 했어요.
예전에 와봤기 때문에 이번엔 가볍게 패스 했는데 한번은 꼭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입장료 2천원이지만 그대로 춘천에서 사용가능한 2천원 상품권을 지급해줘요.
계산상으로는 0원 이지만 춘천에서만 4천원이 소비되는 경제 효과가 큰 기획이라고 생각들어요.
거기서부터 다시 10분을 걸으면 경춘선 춘천역이라서 구경할 겸, 소화 시킬 겸.
번개야시장에서 스카이워크까지 걸어오는 길에 전망대와 ‘춘천 자전거 여행자의 집’이 있는데 스카이워크강 뷰가 한 눈에 보여서 정말 멋지고 정말 후들거려요.
춘천 자전거 여행자의 집은 싸이클러들의 쉼터로써 모두 무료 이용이고, 자전거 보관은 물론 휴게공간, 실내트레이닝, 라이딩 코스 안내까지 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과 샤워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싸이클러들의 성지로 통하겠는데요?
춘천은 경춘선 전철의 종점이기 때문에 출발할 때 100% 앉아서 집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야시장과 강가 산책, 종점. 이 조합 무엇?
갈까 말까 고민 될 때는, 가야 하는 것 아시죠?
할까 말까 고민 될 때는, 하세요!
그것이 행복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경춘선 타고 춘천 한번 후딱 다녀오셔서 ‘소확행’을 누리는 삶이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