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릉 건원릉 능침 특별 개방 관람 후기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억새 절정기 능침 특별 개방 동구릉 예약

가을에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 단풍철 입니다.

특별히 어떤 산을 가야 더 멋지다는 얘기들이 많지만, 집 앞 가로수의 단풍도 멋지더라고요.

10월의 마지막 주말은, 단풍 놀이를 다니기에는 내키지 않은 슬픈 일이 있었죠.

내내 집에서 뉴스만 보다가 기분이 끝없이 쳐지는 걸 감지하고 집에서 멀지 않은 동구릉으로 산책을 갔어요.

동구릉 정문을 지나니 ‘건원릉 억새 절정기 능침 특별 개방 안내’ 푯말이 있어서 호다닥 조선왕릉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예약 메뉴를 못 찾겠더라고요.

그런데 작은 포스트잇에 ‘역사관으로 문의’ 메모가 있었어요.

역사관으로 가서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방법을 문의하니, 수기 접수 받고 있다고 해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놓고 왔어요.

저는 이 말이, 홈페이지에서는 진행 안하고 수기 접수만 받는다고 알아들었는데 홈페이지 예약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수기 접수를 해주신 것 이었더라고요.

아래 링크의 조선왕릉 홈페이지에서 ‘참여마당 > 문화행사 > 문화행사 안내 > 달력에서 일정 클릭 > 오전 10시, 오후 2시 예약 신청’ 입니다.

[ 조선왕릉 홈페이지 바로가기 ]

2022년도 올해는, 11월 20일 까지만 특별개방 하고 있어서 얼마 남지 않은 현재는 예약 인원이 마감 된 날이 많네요.

현장 예약 자리가 따로 있지는 않아요.

그나마 평일, 특히 오전 시간대에는 노쇼가 있기도 하는 분위기에요.

저는 초창기 다녀왔을때라 평일 예약도 자리가 있었고, 노쇼도 있어서 현장에서 빈 자리에 들어오신 분들도 여럿 있으셨어요.

상황에 따른 사례이기 때문에 보장할 수 없지만, 동구릉은 능침 특별 개방이 아니더라도 ‘왕의 숲’ 산책 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유적지 방문 목적으로 방문해도 충분한 곳 입니다.

[ 동구릉 왕의 숲 후기 바로가기 ]

저는 원래 가족과 주말에 관람하고 싶었는데, 역사관에서 수기 접수 할때 주말은 인원 마감되었다고 해서 평일 혼자 관람 예약을 했어요.

나중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내용 확인 차 체크해보니, 주말에도 자리 있더라고요.

주말로 바꿀까 하다가, 박명섭선생님께 해설을 듣고 싶어서 평일 목요일에 방문했답니다.

동구릉은 평소 해설사 선생님이 계셔서 하루 3번이나 조선왕조에 관련한 역사 이야기와 함께 관람할 수 있습니다.

휴관일인 월요일은 제외하고, 매일 상시 오전 10시, 13시, 15시에 해설 선생님이 계세요.

개인적으로는 어느 곳을 가던지, 해설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참여하시는 것을 강력히 추천 합니다.

‘여기가 동구릉이구나, 여기가 태조 이성계의 무덤이구나’ 이렇게 끝날 수도 있는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일전에 동구릉 해설을 몇 번 들었던 적이 있었고, 모두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특히 박명섭 선생님의 해설이 강렬한 기억을 남아서 언젠간 다시 한번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박명섭 선생님은 조선왕릉의 동구릉 소속이 아니라 구리시 문화원 소속으로서 동구릉에 해설을 돕고 계신 것 같아요.

보통때의 동구릉 정기해설은 매표소 바로 옆 ‘종합안내판’ 앞에서 집결해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왕의 무덤인 ‘능’ 9개 중에서 몇 개의 능을 돌며 역사 이야기로 해설을 해주시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번 ‘건원릉 능침 특별 개방’은 ‘건원릉’ 홍살문 앞에서 집결해요.

매표소 기준으로 15분 정도 걸어서 들어가야 합니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아서 일찍 서둘렀고 15분 전 도착했는데 1등으로 도착했어요.

뒤이어 제 시간에 맞춰서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정원인 20명 까지는 안되었던 것 같아요.

명단 확인 후 ‘관람 확인증’ 같은 스티커를 팔에 붙여주세요.

그 스티커가 있는 사람만 능침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요.

평일인데도 일반 관람객도 많았고, 초등학교에서도 견학을 와서 시끌벅적 하더라고요.

홍살문 앞에서 건원릉에 대한 설명과 제단에 대한 설명을 듣고 능침으로 올라갔어요.

제단 앞에서 직진으로 들어갈 줄 알았는데, 왼편으로 들어가서 올라갑니다.

가벼운 등산 정도의 오르막길인데, 워낙 사람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어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원래 등산은 뒤에서 따라올수록 더 힘들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선두로 나가야 덜 힘들다고 아마추어 등산가에게 들었어요.

제일 선두로 가시는 선생님 뒤에 바짝 붙어서 2등으로 쫒아 올라갔는데 정말 뒤에서 오시는 분들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더라고요.

능이 있는 곳 까지 올라가 보니,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던 ‘담’이 둘러져 있어요.

정말 능이 있는 곳까지 올라온게 실감이 안나더라고요.

뒤에 오시는 분들 다 기다렸다가 다같이 담 안쪽으로 들어가서 진짜 능 앞에 섰어요.

봉분의 억새는 생각보다는 멋지지는 않았지만 조선 왕조의 능을 이렇게 가까이 본다는 것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죠.

억새 사이에 잡초도 보이고 흙이 고스란히 보였어요.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에만 억새가 있는 이유는, 태조의 유언 때문입니다.

이성계의 고향은 북한 함경남도 함흥으로 유명한데 고향을 그리워하며 고향 땅의 흙과 풀 아래에 잠들고 싶다고 하였으나 이미 고려를 버리고 세운 조선이기 때문에 함흥에 묻힐 수는 없었습니다.

왕자의 난으로 아버지인 이성계를 제일 힘들게 한 아들인 태종 이방원이 유언만은 지켜드리고 싶었는지, 함흥 땅의 흙과 억새풀을 가져와 심은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 건원릉을 지키는 군인이 100명이 넘었다고 해요.

그러다가 한참 후대에 와서 관리가 잘 안되었는지, 잡초만 무성하였다는 보고를 받게되었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 몇 뿌리 남아있는 억새로 겨우 살려낸 것이라고 해요.

그 후로는 매년 가을에 받아둔 억새풀씨를 따로 키워서 다시 봉분에 식재하는데 건원릉 아래 오른편에 별도로 억새를 관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고향 ‘함흥’과 관련된 유명한 사자성어가 있죠.

이방원의 왕자의 난으로 식음을 전폐한 이성계가 고향집 함흥에서 두물불출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을 풀어드리고자 이방원이 임금의 임무를 위하여 파견하는 업무를 담당하던 ‘차사’에게 서신을 적어 함흥으로 보냈죠.

아들 이방원이 보낸 차사라는 걸 안 이성계가 목을 베어 죽입니다.

이방원은 그 뒤로도 계속 ‘차사’를 보내어 이성계의 마음을 풀어드리고자 했지만 끝끝내 함흥으로 간 차사들은 돌아오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함흥으로 심부름만 가면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을 빗대어 ‘심부름 시켰는데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쓰이는 사자성어인 ‘함흥차사’가 나왔습니다.

‘특별 개방’의 취지에 맞게 ‘건원릉’ 건축물 위주의 설명으로 해주셨어요.

물론 석물 등 그 안에서 갖는 의미들도 참되게 알려주셨고요.

설명을 듣는 동안 관람객들을 ‘침입자’로 인식하고 경보음이 울렸어요.

CCTV가 24시간 가동하는데 특별 개방이라고 잠시 꺼두고 그러지는 않겠죠.

해설 선생님 외에도, 직원 2~3명이 같이 동행하시는데 주로 감시가 업무이신 것같아요.

당연히 감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돼요.

사람이 나오지 않는 배경으로 건원릉을 멋지게 찍고 싶어서 다른 관람객들이 빠질 동안 기다렸어요.

제가 관람객들을 살피는 모양새가 이상해 보였는지, 직원들이 제 옆에 붙어서 동행하시더라고요.

일 잘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작년에 건원릉에서 156개의 칼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유물이 발견됐나 했는데, 무속인들이 몰래 꽂아놓은 것이라고 해요.

당연히 칼은 모두 제거했다고 하는데, 이렇게 경비가 삼엄한데 어떻게들 한건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은 따로 있네요.

‘건원릉 억새 절정기 능침 특별 개방’은 매년 딱 이맘때 11월에 하는 연례 행사 입니다.

올해 기회를 놓치셨다면 내년에, 내년에도 못하셨다면 내후년에 관람하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이런 관람은 ‘해 본 사람만’이 느끼는 ‘특별함’이 있어요.

그래서 ‘특별 개방’이잖아요.

특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동구릉은 매주 월요일 휴관이고, 다음과 같이 계절에 따라 관람시간이 약간씩 다릅니다.

특히 매표시간을 확인해야 하는데, 의외로 1, 2분 늦어서 관람 못하시는 분들이 꼭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나오셨는데 아깝잖아요.

만 24세 이하 청소년과 만 65세 이상의 국민(외국인은 만 6세이하 및 만 65세 이상 해당)은 무료관람 대상자 입니다.

국가유공자 및 선순위 유족 그리고 한복을 착용한 자 등이 무료관람자에 해당되며 반드시 관련 증빙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모두들 부지런히 정보도 얻고 부지런히 다니셔서 소소한 생활에서 특별한 행복을 찾으시는 일상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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